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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달

전남 산림자원연구소 나주 수목원에서 배고픈 달 김성룡 - 하나부지 근데 오른 달은 왼쪽이 배고픈데 왼 달은 오른쪽이 배고픈 거야 - 응, 그건 말이다 친한 사이에 등질 수 없어 달달하게 마주보려고 그렇지 - 아, 그니까 엄마 아빠가 밤이면 마주보며 쪽쪽거리는 거야 고얀 놈 그림책을 밀치며 쫑긋거리더니 - 잘 알을 게 그럼 이웃집 고니랑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달달거리며 놀을 게.

시작노트 2019.01.16

와온 바다

순천시 해룡면 와온 바다에서 와온 바다 김성룡 해종일 수레 끌며 온누리 돌아들어 그림자 길게 당겨 추스르는 저물녘 와온이 치맛자락을 그러쥐고 마중한다 해당화 반만 벙근 모래언덕을 지나 기다림 볼 발그레 내딛는 개펄위로 솔 섬은 여덟 구비의 가리개를 펼치고 땅거미 청사초롱 밝혀든 갯마을에 해조음 달뜬 가슴 여미며 일렁이는데 노을빛 휘장 드리운 첫날밤을 보겠네.

시작노트 2019.01.09

이타카가 부르면

케논 베스트에서 인용 이타카가 부르면 김성룡 기운 날개 일으켜 떠나고 싶은 날 그래 이타카*로 가는 거야 한 옥타브 높은 음계 마중 나오는 곳 까마득하다고 돌연 생각이 뻐근해지면 옴나위없이 펄쩍 뛰어오르는 거야 열에 들뜬 기구 부풀어 오를 날 몇 번이나 찾아올까 흔들림이나 매스꺼움은 낯선 세상을 향한 발돋움일 뿐이야 역겨운 착한 DNA 척후를 할 테니까 뱃사람 뭍에서 생 멀미 앓듯 박차보는 게야 그곳은 바람이 한 쪽으로 소용돌이치고 상상 너머의 이야기가 안개 속을 사이렌처럼 헤집으며 다닐 뿐이라고 어느 골목 지나 홰치는 소리 아련하고 아침 파도 문안 여쭐 때마다 먼 바닷길 나서고 싶어 물 때 노리는 늙은 영웅이 똬리를 틀고 있을 테니까 이타카가 부르면, 봐서 이따 이따가 가겠다고? 글쎄, 돌풍을 헤치는 ..

시작노트 201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