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각화동 벽화 마을
"덩덩 덩더쿵" 신명나게 울리는 풍악과 함께 바야흐로 탈춤의 향연이 시작된 골목
각화동 시화문화마을, 광주광역시 북구 각화동 108번지
우스갯말로 광주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사는 동네를 일러 '각하동(閣下洞)'이라 하였지요.
그런데 사실은 알고 보니 그곳은 소문난 각화동(刻畵洞)이었어요.^)^
어느덧 시월 중순, 골목엔 감나무 잎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어요.
사슴의 머리에 향기로운 화관처럼 이 가을 풍성한 이야기와 결실을 가득 이고 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금방이라도 순이의 하모니카와 철이의 휘파람 소리가 들려올 것같지 않나요?
봄날 들녁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개인적으로 젤 감동을 받은 벽화.
모퉁이 벽면에 구도를 잡아 저벅저벅 황소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다가올 것같은 시각적인 효과까지 곁들인 작품이예요.
갈수록 빠져드는 벽화에 이끌려 골목을 따라가다가 후미진 구석 블럭 담장 좁은 틈을 비집고
이름을 알 수없는 식물이 빼꼼히 자라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어요. 그것은 생명의 경이였습니다.
삭막한 시멘트 벽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 메마른 담장에 물길을 돌려
생명을 깃들게 하는 마법과 같은 작업이라는 것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더군요.
Dreamtime / Denean
머지않아 이곳 벽화마을은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곳에 보다 웅장하고 거대한 철근 시멘트 구조물이 들어서게 되겟지요.
주민들도 하나 둘 떠나가고 '컹컹' 누렁이 소리도 사라져 버린 쓸쓸한 골목에
희망의 꽃을 활짝 피우고 사방에 그 향기와 새들의 사랑 노래를 종이 비행기에 실어 전하는 희망나무,
이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벽화 이야기>는 깊은 샘물처럼 살아흐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