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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 봄입니다.
그 서풍
2015. 2. 4. 21:43
오늘은 이땅에 봄이 찾아온다는 입춘입니다.
시절이 아무리 하수상해도 봄은 다시 오는가 봅니다.
불현듯 저멀리 산 너머 남촌 장흥군 유치면 운월리 해발 300고지에 터를 잡고
강아지 '남도'와 함께 살아가는 친구를 찾아 기러기처럼 달려갔습니다.
천년고찰 보림사를 품고 있는 가지산 자락으로 다 헤아려 봐야
십여 호도 안된 발산이라는 통화권도 벗어나는 아기자기한 마을입니다.
마침 싸래기를 풀어 놓은 것처럼 가는 눈발이 오락가락 마중 나옵니다.
올려다 본 음울한 하늘을 화선지 삼아 대나무가 붓을 들어 수묵화를 그립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오롯이 제 작은 몸짓 하나로 풀어내는
그 유려한 붓놀림에 팔려 한동안 현기증 나도록 올려다 봅니다.
이윽고 다른 기척을 느끼고 내려다 본 발치에
잔설 사이로 새순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시나브로 생동하는 봄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