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올챙이 무서운 줄 모르는 개구리

그 서풍 2015. 6. 13. 13:21

 

/ 나주 수목원에서

 

 

올챙이 무서운줄 모르는 개구리

                            김성룡

 

얘들아, 올챙이 잡지마라

올챙이 시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너희도 실은 올챙이란다

 

연못에

수련이 고개 내밀고

물풀이 자라고

잠자리 빙빙 나는 것

실은 올챙이 때문이란다

가끔 꼬마물떼새도 놀러 오질 않니

 

너희가 지금껏 튼실한 것도

연못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이곳에서 언젠가 꼬리를 떼고

너희도 개구리 되는 것, 아니겠니

 

무엇보다

올챙이 무서운 줄 모르는

염치없는 개구리는 되지 말아야지 

 

얘들아, 올챙이 놓아 주렴

에워싼 노랑붓꽃의 눈총 따갑지 않니

 

/ 오월 어느날, 나주 수목원에서 촬영

 

Note : 그곳에 가면 조그만 연못이 놓여 있습니다.

바로 곁에 정자가 있어 가끔 바람처럼 머물다오곤 합니다.

그 하루 햇살 눈부시던 날, 이 녀석들이 올챙이 잡이에 열중하고 있더군요.

" 어어, 잡았다! 형아 뭐야? 

응, 올챙이. 어디어디?"

올챙이에 혹한 세 녀석이 금방 연못에 빨려들 것 같았습니다.

나의 수줍던 올챙이 시절을 함께 담아 왔어요.

아, 멜스...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

 


 

 

/ 마침 고개를 빼꼼히 내민 수련

 

 

 

 / 보라색 붓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