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전나무 숲길

그 서풍 2015. 6. 20. 22:08

 

// 내소사 전나무 숲길 


 

전나무 숲길 

                            김 성 룡

 

내소사를 향한

외길목 전나무 숲길에

원색의 衆生들이 야단법석이다

 

초등시절 스펙트럼으로 들어난

신기루 같은 일곱 빛깔 무지개

 만상은 빛깔이 빚어낸 세계였다

 

하늘은 아득하게

땅은 호젓하게

바람은 향기롭게

그리움은 절절하게

 

저마다 간직한 빛깔이 다르기에

전나무 숲길이 청정한 것이다

저마다 간직한 아픔이 다르기에

전나무 숲길을 다시 찾는 것이다

 

  천년 내리 끝이 없는 화엄華嚴*의 길, 

질펀하게 이어질 또 한 천년의 길

그 길이 싱그럽게 푸르른 까닭이다

홀연히 이내어린 숲 흔드는 범종소리.

 

  

*화엄華嚴 : 수행과 만덕을 통한 깨달음의 길.


부안 능가산 내소사 (백제 무왕 34년 서기 633년 창건) 는

" 모든 이, 소생하게 하소서!" 라는

혜구 두타 스님의 원력이 담긴 유서깊은 고찰입니다. 

부러 시간을 내어 호젓하게 전나무 숲길을 자박자박 걷다보면

어느새 자신의 몸에 싱그러운 숲 내음이 물씬 배어 있을 거예요.

눈 내리는 날에는 어떤 풍경이 빚어질까요?

다시 한 번 찾아갈 요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