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솟대

그 서풍 2015. 12. 8. 11:34

 

 솟대, 전주 한옥마을에서 촬영

 

 

솟대

               - 시원을 찾아서

                                     김성룡

 

거슬러 오르고 오르면

한 처음에 태백산 신단수아래

신시를 베풀 즈음 비롯되었으리라

 

저자에 시市가 열리고

시詩가 있어 말미암은 이야기들

때로는 시치미를 뚝 떼고

마늘과 쑥을 질겅질겅 씹으며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웠으리라

 

밤하늘의 도란거리는 별들을

헤아리는 것이 시라면

시 쓰는 일은

그것을 따서 하나하나씩 구슬처럼

실에 꿰는 너른 품과 같은 것

 

누이야, 

저 푸른 장천을 날아가는 기러기같이

가슴에 잉걸불 하나 지피고서

서늘한 눈길은 늘 북쪽을 향하여라

끼룩끼룩 끼룩끼룩

신나게 목소리 높여 

힘찬 활갯짓 더불어

더불어서 바이칼호수로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