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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봉九井峯의 전설

그 서풍 2016. 3. 5. 12:26


월출산 구정봉에서


구정봉九井峯의 전설

                                     김성룡

 

여기는 해발 734미터 구정봉우리

함지박같이 패인 웅덩이 속에

생동하는 봄의 몸놀림이 황홀하다

 

이곳에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다

뒤엉켜 꼬물거리는 무당개구리 세 쌍

두 쌍은 짝짓기가 한창인데

아직 한 쌍은 밀·당을 하고 있다

 

시셋말로 궁합이 마뜩찮았을까

예단과 혼수가 성에 차지 않았을까

무지갯빛 혼인색을 띤 수컷이

몸이 후끈 달아올라 대시하고 있다

 

빗줄기를 타고 내려 왔는가

바람결에 실려 날아 왔는가

전설의 고향이 흥미롭기만 하다

 

남은 짝은 몇 회까지 밀·당을 할 것인가

기대하는 얼굴에 홍조가 벙글었다

어디선가 스멀스멀 피어나는 복사꽃 향기.   

 

*九井峯 : 영암 월출산 봉우리 가운데 하나.

  크고 작은 아홉 웅덩이가 있다




석양빛이 어린 구정봉, 관련 사이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