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궁항가는 길

그 서풍 2016. 4. 20. 13:33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궁항에서 촬영



궁항가는 길

                           김성룡

     

푸석한 땅위에 햇살은 부서지고

공기와 물은 잦아들어

사노라면 해맑게 손 흔들며

돌아가야 하는 길이 있다

 

6년 묵은 수삼의 꼭지

엄마와 태아가 반보기 하던 길

너와 나 소식은 무너지고

성장이 멈춘 길

마지못해 잘라내야 하는 길이 있다.

 

뜨겁게 포옹을 하고

한세상 저녁놀 바라보며 살자던

궁항*을 찾아가는 길

한 줌의 바람

한 올의 그리움마저

더러는 거두어야 하는 길도 있다

 

*궁항 :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의 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