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연 등

그 서풍 2013. 9. 13. 00:08


승보사찰, 순천 송광사에서 촬영


 

연등

                           김성룡

 

연등 하나 밝히는 것이나

촛불 하나 켜는 것이나

발원하는 마음이야

무릇 하나일 것이다

 

다른 데도 아니고 거울같은

물 위에 연등을 밝히는 뜻은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라는 지극한

청정 보리심의 발로일 터이다

 

문제의 답은 내 안에 있는 것을

어찌 밖에서 찾으려 희번뜩이는가!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한 중생

소나무 껍질처럼 갈라진 묵정밭에

때 늦은 연등 하나 내어 건다.

                        

* 청정 보리심(淸淨 菩提心)

: 청정한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