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어떤 동행

그 서풍 2016. 10. 3. 15:53


와온 해변에서 촬영



어떤 동행

                        김성룡

  

신도 사무치면 그리움이

발로 걸어 나오시는가 

높은 곳이 낮은 곳으로 내려와 

신과 발이 만나

거스를 수 없는 어느 날 아침, 265미리

와온 해변을 찾아가는 외진 포구에서

신이 나면 휘파람 불어 불어

발을 구르며 딱지 앉은 상처 덧나면

고삐 풀린 망아지같이 달린다

저물녘 이내 어린 들길이나

새벽안개 자욱한 물가 어디쯤엔가

수렁에 빠진 그림자 그러안고 

물집 잡히며 길동무 되어준 나의 신발

걷고 마저 걷다가 그날

땀내 나는 발자취 배웅해줄 미투리 한 컬레 

어느 참에 삼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