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가을 바람처럼
저문 가을 바람처럼
// 축령산 야외 공연장에서
머릿속처럼 휑하게 들어난 야외 공연장
듬성듬성한 가을 숲이 고즈넉하다
떨어져 누운 낙엽들이 무수히 발부리에 채 인다.
두 그루 나무가 멀뚱하게 서서
텅 빈 객석을 지키고 있다
이제 공연은 끝났다
환호와 박수소리는 추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가?
혁혁한 업적을 바라는가!
스산한 저문 가을 바람이
그만 자리를 털고 일어서라 한다
머지않아 하얀 눈이
솜털처럼 날리며 찾아올거라 한다.
대니 보이 / 실 오스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