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코발트블루에 젖다

그 서풍 2017. 1. 15. 14:14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촬영



코발트블루에 젖다

                                        김성룡


그대와 나 사이 어디쯤에

일렁이는 은결로 부서지는 곳


하늘이 텀벙거리며 바다를 끼얹는다

맞바람 가르는 어우렁그네

바다가 창공 한 자락 차고 오른다


낚싯대 드리우고 석상처럼 우뚝

쪽빛과 눈 맞추는 벼랑 끝 남자

동공 잃고 허기진 들개마냥 헤맸구나


물결 따라 출렁이는 둘레길이

다랭이밭의 푸성귀가 쪽빛 그늘에서

해안선같이 재잘거린다


한줌 목마른 그리움으로 다가서면

아득하게 기우는 수평선 위로

바위섬들이 가만가만 다독이는데


쪽빛 해조음에 팽개칠 수 없는

된시름 그러안는다

응봉산이 검푸른 가슴으로 주억거린다.

- 남해 다랭이 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