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새
그러니까 그날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연두빛 새순을 세상에 내밀던 날 봄볕은 따스했지
미풍을 타고 흐느적일 때 하늘을 나는 것 같았거든
지척에서 꾀꼬리 노래는 나를 위한 세레나데였어
무성한 녹음으로 성장한 나의 품 안에서
한동안 참매미는 자지러지게 울어 대더군
가슴 속에 뭔가 어렴풋이 꿈틀대고 있었지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 울음의 의미를
어느 날 친구들이 사색이 되어 벌벌 떠는 게야
지금껏 견줄 수 없는 큰 바람이 온다는 것이었어
그까짓 바람이야 잘 타면 되는 거 아냐
온몸을 헤집는 거친 바람 앞에 쓰러지고 말았지
감싸는 듯한 부드러운 기운에 정신을 차렸어
중천에 솟은 달님이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더군
일어나 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떠나간 빈자리에
파헤쳐 구멍 난 검은 하늘이 그득 들어오더군
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
아침 저녁으로 숲에 찬 이슬이 내리자
친구들은 서둘러 화장하고 몸을 가볍게 한 다음
저문 가을바람을 타고 황홀한 비행을 시작했지
시나브로 겸허한 나의 때가 이르른게야
본디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지
방하 방하착(放下着)을 흥얼거리며
하롱하롱 설레는 여정을 이제 나서리라
// 장흥 유치면 운월리에서 촬영
* 이브 몽땅의 고엽
http://www.youtube.com/watch?v=kLlBOmDpn1s&feature=search
* 에디트 피아프의 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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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스 데이의 고엽
http://www.youtube.com/watch?v=VZMD_2RZrm4&feature=related
* 냇 킹 콜의 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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