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봄의 팡파르

그 서풍 2017. 2. 15. 12:25


양파에 싹이 나서 싹싹싹♬



봄의 팡파르

                                        김성룡

 

겨우내 바람단속 문단속을

Cesco같이 살피던 그녀였습니다

겹겹으로 여미고 감싸고 무장하던 그녀가

덜컥 대문을 열어 젖힙니다

긴 회색빛 동면에서 기지개를 켜며

수줍게 부신 팔을 흔듭니다

돌돌 개울물 흐르는 보일러소리에 반한 걸까요

새록새록 훈풍을 일으키는 군고구마

내음에 혹한 걸까요

다용도실 어두운 그물망을 비집고

양파각시

켜켜이 속적삼에 새긴 봄 향한 그리움을

연둣빛 새싹으로 발화합니다

참을 수 없는 여린 몸짓으로

은밀하게 눈부신 팡파르 터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