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구지봉아!

그 서풍 2017. 2. 22. 23:34


구지봉, 사적 제429호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의 탄강설화가 깃든 곳이다



구지봉아!

                         김성룡

 

거슬러 오르는 쌍계천 어디쯤

첫 방울을 찾아 여울지는 먼 여정의

변곡점에 구지봉龜旨峯*이 홀로 우뚝하다

아홉 촌장과 백성들 하늘을 우러러 

제사 드리던 아득한 그날처럼

바위, 햇귀, 바람, 소나무

옷자락 여미고 둘러서 있다

이 그르칠 수 없는 무상無上한 맵시들의

나른한 손짓과 하품과 더불어

굴풋한 저녁 한 때 땅거미가 진다

거북아, 거북아!*

흥겨운 가락 안에 머리 디밀고

원시의 양수 속으로 풍덩 뛰어 들어

한 삼칠일동안

나도 모르게 정갈히 씻겨

세상모르게 다시 태어났으면.

 

* 경남 김해시 구산동 소재, 사적 제429, 김수로왕의

   탄강설화가 깃들어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

* 구지가 :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