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솟 대

그 서풍 2017. 3. 17. 22:05


팽목항의 솟대


솟대

     - 시원을 찾아서

                         김성룡

 

거슬러 오르면 백두대간이

용솟음쳐 오른 저 태백산 신단수아래

훈풍일어 꽃보라 치던

어느 날 신시를 베풀 즈음에 

 

쉬 잠들지 못해 목마른 동굴 속

매운 쑥과 마늘 곱씹으며

숙묵의 어둠을 하얗게 사른 삼칠일이

덜컥 시를 잉태하였다

 

밤하늘의 도란거리는 별들을 불러

헤아리는 것이 시라면

시 쓰는 일이란

그들을 실에 꿰는 성스런 품과 같은 것

 

그러므로 그대여

구만리 찬바람 가르는 기러기처럼

가슴에 잉걸불 하나 지피어라

간절한 바람으로 북향재배하듯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럭기럭 길을 내면서

더불어 더불어서 바이칼로 떠나자.

 


Note : 솟대가 북쪽을 향하는 이유 (관련 시이트에서 인용)

솟대 위의 새가 바라다보는 방향은 북쪽이다.

북쪽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보면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방향을 가리킨다.

천혜라 불리는 바이칼호수는 우리민족의 시원을 품고 있다.


바이칼 주변의 브리핫트 공화국에 이런 설화가 있다.

부근에 살던 사람들이 인구가 늘어나자 한 부족의 족장이 그를 따르던 풍백과

우사 등 300 여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내려갔다는 내용이다

삼국유사의 개국신화를 보면 천제인 환인의 아들 환웅이 풍백과 우사, 운사 등

3,000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 신시를 세웠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장대에 우뚝 서있는 새는 기러기이다.

기러기는 시베리아와 바이칼호수 부근에 살다가 날이 추어지면 한반도로 날아와

겨울철을 보내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이런 기러기의 모습에서 고향을 등지고 떠난 민족의 향수와 염원을 발견한 것이다.

솟대는 우리 토속신앙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이다.

   



편대 비행하는 기러기, 선유도에서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