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년은 아름답다.
어르신, 일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도 될까요?
엉, 그래요. 고것이 어디 쓸데가 있겠소?
예, 일하시는 모습이 멋지세요.
무슨! 그렇게 보아주면 고맙지요.
하루 얼마나 버세요?
대중없지. 얼마를 버는 것보다 손님들 만나고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게 즐겁고 감사하지.
반죽을 떼어 팥고물을 넣고 오므린 다음 솥에 넣어 튀긴 후
건져내는 일련의 동작이 군더더기없이 경쾌하다.
장단으로 치면 세련된 6박 세마치라고나 할까.
성급하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절제된 동작에 정성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찹쌀 도넛이 씹을수록 뒷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통팥이 씹히는 느낌은 알맞게 탱글하고 졸깃하다.
소박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감칠 맛을 더해준다.
곁들인 원두커피도 저렴하면서 향이 그만이다.
정성을 다해 즐겁게 일하는 노년이 눈부시다.
나오는 길에 아직 입 안에 맴도는 향을 음미하며
다시 한 번 돌아다 보았다.
// 담양 메타세콰이아 길 포장마차에서
Un Enfan / Nathalie Fis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