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비둘기 다시 날다

그 서풍 2017. 10. 31. 23:39




비둘기 다시 날다

                         김성룡

 

하늘 길을 가로지르는

부메랑처럼 번뜩이는 매무시

검은 눈망울 구름 너머에 두고

솔개의 날카로운 과녁도

너와 나 빗장을 건 철조망마저 거침없는 

바람 같은 영혼아

주름진 갈피에 얼룩으로 쌓인 시름을

다독이며 위무하는구나

무리지어 솟구치다가 회나무 그늘 찾아든다

대중없이 낭비한 시간들이

옹이 박힌 눈길 치켜뜬다

네가 찾는 곳마다 내일 향한 발자국이

종종거리며 가을햇살 쪼고 있다

저 멀리 아스라이 새털구름 떴다.

- 더불어 복지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