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몽당연필

그 서풍 2017. 11. 29. 12:52


부안 청자 박물관에서



몽당연필

               김성룡

 

깊어가는 밤

무릎 꿇고

낮은 곳을 찾는 이가 있다

 

살을 깎는 아픔 속에

가물거리는 심지를 북돋운다

문자의 나라,

가뭇없는 길을 찾아서

새벽까지 흔들리는 심기 다잡으려

삼가 뾰족한 모자를 쓴다

 

그의 핏발어린 동공을 건너

옹이 박힌 손 안에서

총총 시는 기지개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