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스몸비의 거리
그 서풍
2018. 6. 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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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몸비의 거리
김성룡
엄지족이 꼼지락거리며 활보한다
마사이 걸음이 떠나간 무표정한 거리를
반사 신경만 움찔 거린다
놀란 신호등은 끔벅이는데
고개 돌리던 버스가 구시렁대며 소리친다
그 앞을 외계인을 쫓아 머리에 안테나를 세운
스몸비*들이 까치발하고 몰려든다
은하 저 보랏빛 너머를 향해 끝없이 덤벙 거린다
호수를 들여다 본 나르키소스같이
네모상자에 넋을 앗기고
연인과 친구 사이 투명인간이 비집고 들어온 거리,
휘황한 전자파에 사로잡혀
미소 띤 풍경을 잃어버린 이 길 머리에
무슨 돋을새김을 할까
다음 세대를 기념할 조각가는.
*스몸비 : smombie,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을 좀비에 빗댄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