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옆구리의 교훈

그 서풍 2018. 7. 25. 16:22


전남 산림자원연구소에서



옆구리의 교훈

- 대상포진

                             김성룡

 

어느 무협지에서 만난 것 같은

낯선 진법이 포진을 거둔 자리에

한 검객과의 가리지 못한

진검 승부가 남아 있는 것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전의가 꿈틀거린다

무더위가 성급하게 생맥주 일천시시를

한 입에 벌컥거리고 난 뒤의

뒷목이 시큰거리는 유쾌한 통증 같은

단숨에 생체리듬까지 움츠러들게 만드는

등골이 서늘한 가려운 허기 같은

멋쩍게 새살이 돋아난 자리에

똬리를 튼 전류가 손가락을 폈다 오므리며

별고 없으시냐고 문안 여쭈는데

그렇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눈앞 작은 전리품의 미소에 휘둘리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