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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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서풍 2018. 8. 7. 23:30


유성과 월출산, 현석 이호신, 2016 종이에 수묵채색, 191.5 * 504cm

영암 하정웅 미술관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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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룡

 

저만치 가을이 오고 있어, 또르르   

목마른 시멘트 숲을 헤치고

6층 베란다까지 *호우처럼 뛰어왔을까

익숙하게 창을 두드리며 그대 발 빠른 메신저


이윽고 어릴 적 초가집 마당의

대나무 평상을 손깍지 베개를 한다

매캐한 모깃불 연기에 절어

몇 번의 여름과 가늠할 수없는 터널을

헐떡거리며 건너왔다


꼬리별 하나 지평선을 향해 빛을 벗어 던진다

수 억 광년을 줄기차게 달려온 한 생애가

눈부신 불꽃으로 마무리한다 

번뜩이며 오래 참은 발아를 꿈꾼다


흰 보랏빛 꽃송이 미리내 건너

열을 지어 반딧불이 마냥 날아든다.

 

* 好雨, 때를 맞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