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연리목

그 서풍 2018. 10. 28. 16:47

 

   무등산 무돌 12길 만연재에서 만난 연리목, 왼쪽 백양나무와 오른쪽 층층나무가 하나 되었다.



연리목

                 김성룡

 

저만치 우리 스친적 있었을까

그날 지나고 터 잡은 한 그루 나무

가슴 밑바닥에 내린 뿌리 지울 수 없다  

돌이켜보면

몇 날 지났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아우러지는 우듬지에

솟을 바람 일어

가을빛에 물들어가는 손을 흔들다

저 풍경 어찌할 줄 모르니

그만 한 아름 보듬을 수밖에

하나 둘의 벽을 허물고 둘 하나가 되어

한 그림자 드리우고 싶은

간절한 바람 끌어안은 그루터기에게

달리 기념할 말을 잊었으므로

이렇듯 한 몸 된 이야기

한 오백년쯤 들려주고 싶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