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방망이 장단에
도란도란 이야기 추임새 삼아
빨래하는 우물가
두들기고 주무르고
헹구어 낸 빨래
내 안이 다 부시다
나도 투박한 저 손길에 맡기어
두들기고 주무르고
물이끼 핀 바가지로 헹구고
묵은 떼 쏘옥 앗긴 다음
투박한 함지박에 담기고 싶다
탈탈 남은 물기 털어내고
집게에 꼭 집히어 말리고 싶다
허리에 질끈 동여맨 앞치마
머리에 둘러 쓴 무명수건
버선코가 뚜렷한 흰 고무신
어머니의 거친 손길이 그립다.
멀리서 아련한 참매미 소리
우물가 서늘한 대추나무 그늘
한달음에 고향풍경이 다가선다.
// 낙안읍성 민속마을 '큰 샘'에서
Dreaming Of Home And Mother / Wang Sheng Di
Note : 그날 복더위에 카메라를 매고 성큼 찾아온 길손이 내심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우물 옆 대추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던 노랑 저고리 아주머니가 사진 찍으려 왔느냐고
묻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선뜻 모델이 되겠다고 자청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몸에 배인 익숙한 솜씨로 빨래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이는 게 아닌가.
그 옛날 고향 우물가에서 빨래하는 풍경을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담겨 되었다.
낙안읍성은 현지 주민이 전통 방식을 지키며 거주하고 있어 향수에 젖게 만드는 곳이다.
블친님들, 그곳에 가거든 꼭 대천(큰 샘)을 찾아보시기를 강추한다.
혹시 모르겠다.
저 노랑 저고리 아주머니를 만나게 될는지...
그렇게 되거든 꼭 안부 덧붙여 주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