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산인 영구산에 올라 내려다 본 운주사 풍경, 가을 빛이 영롱하다
가랑이를 쩌억 벌린 도암 포구로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는
세개의 돛을 구름처럼 활짝 펼친 운주(運舟) 호?
"어기여차 어라차!"
구름바다 위 운주사
황 지 우
비구름 끼인 날
운주사運舟寺, 한 채 돛배가
뿌연 연초록 화순和順으로 들어오네
가랑이를 쩌억 벌리고 있는 포구浦口
천불천탑千佛千塔이 천만 개의 돌등燈을 들고 나와 맞는다
해도, 그게 다 마음 덩어리 아니겠어?
마음은 돌 속에다가도 정情을 들게 하듯이
구름 돛 활짝 펴고 온 우주를 다 돌아다녀도
정들 곳 다만 사람 마음이어서
닻이 내려오는 이 진창
비구름 잔뜩 끼인 날
산들은 아주 먼 섬들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