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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조개껍데기

그 서풍 2015. 1. 27. 05:28

 

 

//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나의 꽉 막힌 사고와 안목에 숨통을 열어준 2012년 2월 3박5일 여정,

지금도 이렇게 선명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조개는 입이 무겁네

                         / 마경덕

조개는 나이를 등에 붙이고 다니네.

등딱지에 너울너울 물이랑이 앉아

한 겹 두 겹 주름이 되었네.

끊임없는 파도가 조개를 키웠네.

 

저 조개 무릎이 닳도록 뻘밭을 기었네.

어딜 가나 진창이네

평생 몸 안에 갇혀 짜디 짠 눈물을 삼켰네.

조개는 함부로 입을 열지 않네.

 

조개장수 아줌마 쪼그려 앉아 조개를 까네.

날카로운 칼날이 앙다문 입을 여는 순간

, 조개가 마지막 눈물을 쏟네.

지랄한다. 이놈아가 오줌발도 세네.”

조개 까는 아줌마 쓱, 손등으로 얼굴을 닦네.

조개껍질 수북하네.

 

 


Imagine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