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류 해양공원(Yehliu-예류 지질공원)은 천백만년 동안 석회암이 침식과 풍화작용을 거듭 이렇게 기묘한 형상으로 변모하였다.
촛대(candle) 바위, 매끄럽게 다듬어 놓은 것 같다. 꼭 생크림을 찍어 놓은 것 같은데...
알에서 깨어난 시조의 후손 P군, 예를 갖춰 깍듯이 친구親口하고 있다. 뼈대있는 가문은 달라도 무언가 다르다. ^)^
고대 이집트의 삼대 미인으로 알려진 '네페르티티(Nefertiti) 여왕'을 닮았다 하여 여왕바위라 부른다.
오랜 세월 목을 휘감고 돌아가는 풍화 작용으로 점점 목이 가늘어져 약 15년 후에는 부러질 수 있다고 한다.
이곳 해양공원의 상징과 같아 단연 사진 촬영의 인기가 절정인 곳으로 순사가 상주하며 집중 관리하고 있다.
주위에 빙 둘러쳐진 경계석을 마치 여왕에게 헌정된 다이아몬드 목걸이처럼 위엄있게 두르고 있다.
중국인들이 인해전술을 펼치며 포토 포인트를 장악하고 사진을 담고 있고, 비는 쏟아지고, 바람은 야단법석이고...
할 수 없이 반대편에서 인증 샷, 그런데 이쪽 얼굴은 너무 거칠다 못해 구멍이 숭숭 들어난 민낯이다,
(이쪽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결이 더 거칠게 다그치기 때문일 것이다.)
와우! 인간의 양면성을 이렇게 절묘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오로지 햇볕과 비와 바람이 번갈아가며 빚어 놓은 천연 걸작품이 아니겠는가!
"그래, 사람은 누구나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거든!"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cm만 낮았더라도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누가 한 말이야?"
"그녀가 지닌 양면성을 일찍 알았더라면 줄리어스 시저가 그렇게 쉽게 무릎을 꿇지 않았겠지!"
"천하 절색이라면 목이 저렇게 우아하게 길어야 하는 벱이여!"
우리의 무성한 헌사가 바로 옆에서 쉴 새없이 보채는 바람소리에 묻혀 파도 속으로 사라지누나.
이곳의 연 강수량이 무려 4500 미리, 3월 23일 예류에서 그 후덜덜한 맛을 지대로 보고야 말았다. ^)^
예류 해양공원, 자연이 빚어 놓은 걸작들을 차분하게 마음 속 캔버스에 담고 싶었는데
바다의 신 마조가 이렇게 심술을 부릴 줄이야. ㅋㅎ
( * 마조 : 타이완의 민속신앙에 등장하는 바다를 관장하는 신 )
일명 갑돌이와 갑순이 바위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