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일 년에 세 번 핀다고 합니다.
나무 위에서, 떨어져 땅 위에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가슴 속에서...
그런데 월출산 억새밭 산행 길에 만난 동백은 일 년에 네 번씩이나 피어나는군요.
어느 섬세한 손길이 바위 위에 이렇게 비할 데 없이 고운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동백은 추운 겨울 머금었다가 따뜻한 봄날 붉은 꽃망울 터트리기가 무섭게
절정의 순간에 송두리째 내던지는 꽃 입니다.
그 황홀한 시간에 햇볕을 더 즐기지 아니하고 왜 비장하게 자진하는 것일까요?
시름시름 시들다가 말라 비틀어지는 추한 꼴을 남기고 싶지 않은 걸까요.
( 나는 식물학자가 아니지만 ) 그것은 종족보전을 위한
본능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짐작을 합니다.
꽃다운 한 세상 이미 보았으니 다음 세대를 위해
기꺼히 자리를 접고 일어서는 결연한 동백의 단심,
처절하게 지기 위하여 화려하게 만발하는 꽃,
나뒹구는 핏빛 꽃송이들을 보면 웬지 형용할 수 없는
결기와 함께 처연함이 담겨 있는 까닭입니다.
이 아름다운 꽃, 석동백을 기념하여 블로그 친구들에게 전해드립니다.
눈물처럼 후드득 지는 꽃, 동백꽃의 꽃말은 열렬히 당신을 향합니다.
'고결한 사랑' '겸손한 아름다움'입니다.
가정의 달 눈부신 오월에
우리의 사랑과 우정이 이렇게 곱게 피어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