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빠진 와온 해변, 회색빛 속살을 들어낸 갯벌과 꼬막처럼 누운 듯 외로운 솔섬.
갈매기도 떠나버린 적막한 해변에 이따금 바다 바람만 스친다.
바닷물이 왜 하루에 두 번 씩이나 먼 바다로 빠져 나가는 줄 알아?
그건 말이야.
지들도 쉬고 싶어서 그래.
생각해봐.
뭍에서는 쉴 새 없이 온갖 쓰레기를 밀어내기 하지
바다는 그들을 받아들이려고 끊임없이 파도를 일으키며 출렁대는 거야
공간을 만드는 것이지
옛 시골 통학버스 타 봤지?
영악한 기사가 버스를 마구 흔들어 대잖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만들려고 말이야.
똑같은 이치야
그러니 바다의 노고가 얼마나 크겠어.
그래 지들도 두 다리 쭉 뻗고 널브러져 쉬고 싶겠지.
심적인 위로와 힐링이 더욱 필요하겠지
그래서 고향인 먼 바다를 찾아가는 거야
오죽하면 이름이 ‘바다’겠어
깨지고 부서지고 상처 난 육지의 모든 아픔들을
다 ‘받아’ 안으려고 바다인 게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바다’를 보고 싶어서 안달복달하는
까닭이 예 있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