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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이 진 와온 해변

그 서풍 2015. 6. 7. 15:06

 

물 빠진 와온 해변, 회색빛 속살을 들어낸 갯벌과 꼬막처럼 누운 듯 외로운 솔섬.

갈매기도 떠나버린 적막한 해변에 이따금 바다 바람만 스친다.

 

       바닷물이 왜 하루에 두 번 씩이나 먼 바다로 빠져 나가는 줄 알아?

       그건 말이야.

       지들도 쉬고 싶어서 그래.

       생각해봐.

       뭍에서는 쉴 새 없이 온갖 쓰레기를 밀어내기 하지

       바다는 그들을 받아들이려고 끊임없이 파도를 일으키며 출렁대는 거야

       공간을 만드는 것이지

 

       옛 시골 통학버스 타 봤지?

       영악한 기사가 버스를 마구 흔들어 대잖아.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만들려고 말이야.

 

       똑같은 이치야

       그러니 바다의 노고가 얼마나 크겠어.

       그래 지들도 두 다리 쭉 뻗고 널브러져 쉬고 싶겠지.

       심적인 위로와 힐링이 더욱 필요하겠지

       그래서 고향인 먼 바다를 찾아가는 거야

 

       오죽하면 이름이 바다겠어

       깨지고 부서지고 상처 난 육지의 모든 아픔들을

       다 받아안으려고 바다인 게야.

       많은 사람들이 그런 바다를 보고 싶어서 안달복달하는

       까닭이 예 있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