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천년의 꿈

그 서풍 2016. 12. 24. 12:54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9호 옹관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 국보 제295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원품으로 현지 전시관에서 촬영



천년의 꿈

         - 신촌리 금동관 앞에서

                                           김성룡

 

휘황하게 흐르는 위엄이

굽이굽이 즈믄 해의 강을 휘돌아 왔다

금박허리띠, 금동신발을

벗어놓고 주인장은 어디 간 것일까

강바람 서늘한 뱃길 따라 산책을 나갔을까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말발굽소리 우렁차게

서진과 남진을 노리는 도적떼들을 향하여

금동장검 휘두르며 호령하고 있을까

이곳은 하늘이 내린 땅, 영산강 줄기

삼국의 야욕이 회오리치는 질펀한 들녘에

한 애틋한 사람 위하여

금장식을 선물하는 로맨티스트

시름도 사랑도 이름도 내려놓고

옹관 침실에 들어 흙이 되고 길이 되고

다시 전설로 살아

도도하게 새로운 천년의 꿈을 펼치는 그대,

일찌기 황금시대를 개척한 마한馬의 영화가

붉은 노을처럼 피어나고 있다.

 



금동관이 출토된 신촌리 9호 고분의 위용




반남면 신촌리 일대에 원형, 장방형의 고분이 34기 무리지어 현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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