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팽목항에서
바람개비, 날고 싶다
김성룡
바람도 졸고 있는 나른한 오후 한 때
시름에 잠긴 바람개비 품으로
외로움에 수척해진 춘곤증이 달겨든다
누리를 향한 외침
번뜩이는 눈빛은
잦은 봄비에 잦아들어
몸서리친 4월은 세 번째 돌아오는데
너와 나 다름 아닌
한 세월의 갑판 위에 올라선 한 승객인 것을,
외면하는 발걸음 분주하다
자동차 경음기에 화들짝 고개 돌리며
죽음보다 더 소름 돋는 것은 무관심!
바람개비 노랗게 질린 표정이 부르짖는다
파고를 헤치며 날아 오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