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낙엽송

그 서풍 2017. 12. 6. 16:14

                                                                  산사나무와 후티새

 

 

낙엽송

                        김성룡

 

염불도 잦아들어

비껴든 햇발주렴을 친 

고즈넉한 산사에

길손 솔바람 들어

풍경소리 숨이 차다

깜북 졸던 산사나무가

소스라쳐 어깨를 움츠린다

붉은 가슴 여미느라 얼룩진 잎잎이

눈 비비며 어지럽게

마른 대지에 푸근한 단풍 처네* 두른다

어디나 자리를 가리지 않는 품성이

낮은 데로 낮은 데로

내려와 몸을 푼다

먼저 일주문 지난 낙엽이

고무신 끌며 합장하고

게송 읊으며 마중 나온다.

 

* 처네 : 포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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