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와 후티새
낙엽송
김성룡
염불도 잦아들어
비껴든 햇발주렴을 친
고즈넉한 산사에
길손 솔바람 들어
풍경소리 숨이 차다
깜북 졸던 산사나무가
소스라쳐 어깨를 움츠린다
붉은 가슴 여미느라 얼룩진 잎잎이
눈 비비며 어지럽게
마른 대지에 푸근한 단풍 처네* 두른다
어디나 자리를 가리지 않는 품성이
낮은 데로 낮은 데로
내려와 몸을 푼다
먼저 일주문 지난 낙엽이
고무신 끌며 합장하고
게송 읊으며 마중 나온다.
* 처네 : 포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