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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달려가는구나!

그 서풍 2013. 12. 30. 18:23

 

 

/  장흥 유치면 운월정 풍경, 성긴 눈이 눈부시다.

 

 

The Future Is Beautiful / Daniel Kobialka


 

 

 

 

 

 

운월정(雲月庭)에 가면

지들이 남쪽나라 찾아가는 철새들인가

 틈만 나면 작당하여 잘도 달려가는구나.

 

인적이 드문 오지 해발 사백 고지에

떼 묻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풍광이

발 벗은 친구처럼 기다리고 있으려니.

 

실팍하게 가마솥을 앉힌 아궁이에

통나무 장작 한 아름 밀어 넣으면

이튿날까지 설설 달아오르는 구들장

 

 펑퍼짐하게 들어 누워 구수한 이야기꽃

두런두런 야심하게 피어오르고...

 

창을 열면 칠흑 같은 밤하늘에

추억처럼 영롱한 별빛 주렁주렁

 

자고 일어나니 솜털처럼 펼쳐진

하얀 눈꽃 세상, 눈이 다 부시다

 

구름도 달빛도 잦아드는 그곳에 서면

마알간 원시의 향수와 맥박소리

혈관을 타고 통통 튀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