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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의 실크 소녀

그 서풍 2014. 2. 10. 23:25

 

 

 

 

 

              계림 여행에서 만난 인상 깊은 실크 소녀들의 모습입니다

              바야흐로 자동화 세상이요 디지털 세상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도 소녀들은 아날로그 방식과 손으로 만드는 것을 고집합니다.

 

              바늘 하나로 수를 놓듯이 한 땀 한 땀 무늬를 만들어 갑니다.

              보송보송한 귀밑의 솜털이 채 가시지 않은 십대 초반의 앳된 소녀들이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밀조밀하게 몇 땀을 뜬 다음 쭈욱 팔펴기를 반복합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스마트폰이나 게임기의 자판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을 그 손으로 말입니다

             관광객들이 솜씨에 탄성을 자아내며 만지고 관심을 보여도 좀처럼 흐트러짐이 없이 부지런히 손을 놀립니다.

             한 올 한 올 정성어린 손길이 쌓여 갈수록 기하학적 도형이 펼쳐집니다.

 

             이렇게 손으로 만들어 상품화된 실크 넥타이들이 고객을 기다립니다.

             이들이 일찍부터 터득한 솜씨와 미적 감각으로 장차 뛰어난 아티스트나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삼 중국이 지닌 저력이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가격을 보니 우리 돈으로 개당 15만원 정도합니다.

             하나 구입할까 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문득 장롱 안에 줄줄이 걸려 있는 넥타이들이 생각났습니다.

             글쎄요. 하나 사다가 걸어 놓으면 장식품이나 기념품이 되겠지만 여기 진열장에 있으면 그대로 훌륭한

             상품이 되니까요.

 

             왕서방으로 속칭되는 중국의 비단 앞에서 명기 명월이도 치마끈을 풀 수밖에 없었지요.

             아름다움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어찌 연약한 여인네이니까라고 단정할 수 있겠습니까.

             내심 강심장인 그린비 김진사도 스카프의 어린애 피부결 같은 부드러움과 물결처럼 흐르는 현란함 앞에서

             그만 철옹성(?)처럼 굳게 닫힌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었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