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이층창에 투영이 된 조정래 작가의 젊은 날의 초상.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만 지나치기 쉽다.
조정래 작가의,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357-2 번지 태백산맥 문학관 전경이다,
오른쪽에 이종상 화백의 옹석벽화가 보인다. (미디어 다음에서 인용)
우리의 근,현대사의 역사적인 굴곡을 과감하게 세상에 들추어 낸 작가정신을 형상화하기 위해
제석산 자락을 파내어 설계 및 축조하였으며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북향을 하고 있다.
작가의 태백산맥 육필원고 1만6천500장을 비롯해 작품관련 자료 159건 719점이 전시되어 있는
오로지 태백산맥 한 편의 작품을 기념하기 위한 문학관이다.
건축가 김원씨는 소설 태백산맥을 통해 우리의 현대사를 조명하고자
해방 후부터 6.25를 거쳐 분단까지 '민족사의 암울한 매몰시대'를 문학관에 구체화하였다.
동굴과 굿판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의도된 사고를 구현하려고
제석산 줄기 아래 10미터 깊이에 주 전시실을 설치하였다.
또한 관람객이 이종상 화백의 높이 8미터 폭 81미터의 거대한 옹석 벽화를
마주볼 수 있도록 설계하여, 민족의 하나된 염원이 무엇인가를 일러주고자 했다.
상징적인 어둠의 터널을 지나 옥상에 오르면 18미터에 이르는 유리탑이
희망을 상징하듯 우뚝 솟아 있다.
작품구상 4년 집필 6년, 육필원고 16,500장을 수직으로 쌓아 놓았다.
전시실 맞은편의 일랑 이종상 화백의 옹석벽화, <원형상 - 백두대간의 염원> 높이 8미터 폭 81미터
지리산과 백두산에서 채취한 3만 8,720개의 오방색 자연석으로 통일의 염원을 표현한 국내 최대벽화이다.
2011년 제1회 대한민국 기록분야 문화예술대상 수상작품이다.
/ 이 어린이들에게 오늘의 문학관 체험이 뒷날 훌륭한 자양분이 된다면...
부끄럽지만 나는 아직 태백산맥을 읽지 못하였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얘기를 나누지 말라며 열을 올리던
나 자신이 문학관을 둘러보며 내내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작가가 평생에 걸쳐 한 편의 대하소설을 쓰기도 벅차다고 한다.
그런데 조정래 선생은 우리의 근 현대사를 총 망라한 대하소설 삼부작인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집필하였다.
더욱이 태백산맥을 집필하는 동안 빨갱이 작가로 몰려 재판을 받고
수난을 겪는 자료도 촘촘히 전시되어 있었다.
돌아나오며 선생의 친필 사인이 담긴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 한 권을 구입하였다.
그분의 작가적인 고뇌를 살필 수 있을까, 인간적인 면모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 해서...
벌교에는 지금까지 내려오는 속설이 하나 있으니 벌교에 가서 돈 자랑 주먹 자랑 하지말라는 거였다.
벌교는 지리적으로 고흥반도와 순천과 보성을 잇는 삼거리 역할을 지닌 교통의 요충지였다.
일제 당시 철교아래 선착장에는 밀물을 타고 들어온 일인들의 통통배가 득시글거렸고
상주하는 일인들도 같은 규모의 다른 읍에 비해 훨씬 많았다.
그만큼 왜색이 짙었고 읍 단위에 맞지않게 주재소가 아닌 경찰서가 있었다.
읍내는 자연스럽게 상업이 번성하였고 돈의 활기를 좇아 유입인구가 늘어나자
제법 짱짱한 주먹패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여건들 속에서 '벌교 가서 섣불리 돈 자랑 주먹 자랑 하지말라'는
말이 회자하게 되었다고 한다.
/ 문학관 뒤편 풍경, 벚꽃이 한창이던 지난 4월 6일 촬영
/ 과수원 볼록거울에 바야흐로 봄빛이 무르익은 문학관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