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채석강에서

그 서풍 2014. 5. 23. 21:25

 

 

거대한 진흙더미를 마구 주물러 놓은 듯이

층층히 수만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이

켜켜이 시루떡을 앉혀 놓은 듯이

 

해풍에 쓸리고

파도에 깎이고

강우에 씻기며

영겁의 세월 견디어 온 채석강

 

그대는 왜 망연자실 서 있는가?

누군가 하릴없이 묻는다면

대답없이 싱긋 미소지을 수 있을까.

/ 변산 채석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