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 춘장대 해변의 먹빛 어둠을 밤 세워 밝히는 한줄기 빛, 마침내 새벽은 잉태되고... 첫 새벽 김성룡 굳게 닫힌 장막 위로 상처 하나 없는 먹빛 비로드 걸친 어둠이 묵은 상흔을 다독이며 흐르고 묵언으로 팔 벌린 고요 그득하다 가늠할 길 없는 연, 앞에서 몸서리친다 가슴을 두둥이며 마른 입술 훔치는데 올려다보는 눈길은 아득하기만 하여 어느 눈 먼 바위가 되었다가 스러저 다시 티끌로 돌아간다 한들 마침도 시작도 가뭇없는 삼생三生을 되풀이 한다 한들 멀리 홰치는 소리 여명을 비집고 포궁*의 굴참나무 골짜구니에 새벽은 마침내 첫 뿌리를 내려 *포궁胞宮 : 자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