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서원에서 스마트폰 촬영
지음知音
김성룡
수련 이파리에 물방울 맺혔다
여느 횡단보도처럼 수없는 발자국이
머물다가 지나갔을 자리
오늘은 어떤 스침이 멈추어 선 것일까
물음이 봄바람마냥 일어서는데
지켜보던 백리향이
연보라 어깨선을 흔들며 눈웃음 터트린다
연출을 해 보면 될 거 아냐
그래, 민낯의 이파리에 물을 뿌린다
조심스레 다른 얼굴에도 끼얹는다
신이나 미끄럼을 타는 물줄기,
물방울은 알고 있다
제 머물 곳이 어디인지
제 목소리 알아주는 이 누구인지를
휘둥그레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