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지음

그 서풍 2016. 5. 5. 00:12


 월봉서원에서 스마트폰 촬영


  지음知音

                          김성룡

 

  수련 이파리에 물방울 맺혔다

  여느 횡단보도처럼 수없는 발자국이

  머물다가 지나갔을 자리

  오늘은 어떤 스침이 멈추어 선 것일까

  물음이 봄바람마냥 일어서는데

  지켜보던 백리향이

  연보라 어깨선을 흔들며 눈웃음 터트린다

  연출을 해 보면 될 거 아냐

  그래, 민낯의 이파리에 물을 뿌린다

  조심스레 다른 얼굴에도 끼얹는다

  신이나 미끄럼을 타는 물줄기,

  물방울은 알고 있다

  제 머물 곳이 어디인지

  제 목소리 알아주는 이 누구인지를


  휘둥그레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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