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첫 경험

그 서풍 2016. 6. 17. 15:55


황산의 당모정



첫 경험

                                      김성룡

 

새벽 세 시 야반도주하듯

은밀하게 발소리를 죽이며 떠나왔다

며칠 전부터 그리던 황홀한 일탈이었다

고슬한 팬티를 챙기며 느끼던 쾌감,

몇 살 때였던가

성장기의 야릇한 몽정처럼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짜릿한 몸부림

아랫도리에 손을 넣고 만지던 낯선 뭉클함이란

내일 黃山을 오르며

첫 경험 때의 전율을 맛보게 될 것인가

눅눅한 이부자리가 뒤척인다

머잖아 돌아갈 그 날도

이렇게 설렌다면

냉장고가 밤을 새워 보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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