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송 숲길 제2구간에서
금강송 숲을 데리고
김성룡
이곳*에 이르거든
우산도 잊고 비옷도 벗어 던져라
창공을 활시위처럼 잡아당겨
황금빛 수繡놓는 금강송 숲을 데리고,
잎갈나무 퍼레이드 펼치는 그린카펫 따라
엇 둘 엇 둘 발맞추어 가자
다세대주택의 층층나무아래
낯가림하는 물봉선의 미소가
초립동이 버섯이 길마중 나올 것이다
대지에 한 살림 차린
뭇 생명들의 원시적 박동이 여울지고
후드득 듣는 초록비에
사람과 숲과 하늘이
어우렁더우렁 하나 되어
질펀하게 녹물이 흐르는 곳.
*울진 금강송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