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금강송 숲을 데리고

그 서풍 2016. 9. 27. 15:37


울진 금강송 숲길 제2구간에서



금강송 숲을 데리고

                                                김성룡

 

이곳*에 이르거든

우산도 잊고 비옷도 벗어 던져라

창공을 활시위처럼 잡아당겨

황금빛 수놓는 금강송 숲을 데리고,

잎갈나무 퍼레이드 펼치는 그린카펫 따라

엇 둘 엇 둘 발맞추어 가자

다세대주택의 층층나무아래

낯가림하는 물봉선의 미소가

초립동이 버섯이 길마중 나올 것이다

대지에 한 살림 차린

뭇 생명들의 원시적 박동이 여울지고

후드득 듣는 초록비에

사람과 숲과 하늘이

어우렁더우렁 하나 되어

질펀하게 녹물이 흐르는 곳.

       

*울진 금강송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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