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번지 점프

그 서풍 2016. 10. 10. 16:23


위도 포구에서 촬영



번지 점프

                      김성룡

 

불판에 올려진 전복이

걸터앉은 갯바위처럼 물끄러미

여기는 어느 포구지

아침에 갈매기 안부 다녀갔는가

바람결에 숨 죽이던 불길이

돌연 거칠게 데거칠게 일어선다

덮쳐오는 너울에 발버둥 치다가

파도같이 솟구치며 뛰쳐나오려는 전복을

등딱지가

가만가만 다독이며 주억거린다

곧 소용돌이 칠거야

나를 꼭 껴안아

벌건 갈조류 내음 아득히 

휘몰아치는 돌개바람소리 듣는다

발아래 천길 나락은 거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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