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한 소리 천년

그 서풍 2016. 10. 22. 00:35


김승호 대금독주회 '寂音' 2016. 10. 6. 빛고을국악전수관에서 촬영

전남대학교 국악과 졸업, 동 대학원 수료

제3회 한국전통음악 전국경연대회 기악 일반부 대상

제33회 춘향국악대전 경연대회 관악 일반부 대상

제15회 임방울 국악제 전국대회 기악 일반부 대상 등



한 소리 천년

                           김성룡

 

소슬바람일어 서걱거리는 노을빛에

둘로 나뉘고 셋이 되었다가

휘영청 열사흘 달빛 등에 업고

홀로 돌아온 쌍골대, 결기 시퍼렇다


겨우내 살을 에는 추위 도려내고

사각사각 칼바람도 가슴에 품고 안아

마디마다 텅 빈 속을 드러내었다

 

가로지른 빗장까지 허물더니

몇 개의 지공마저 한 살림 내어주고

이리 한통속으로 어우러질 줄이야

 

호수에 굽이지는 바람 한 모금 입에 물고

올올이 갈대청으로 불러 일으켜

가없는 한 소리 천년의 눈을 틔었구나


(들녘을 돌아들어 청아하게 하늘 창으로

강물 흐르듯 거침없이 대지의 품으로

목 쉰 듯 데거칠게 사람의 그림자 속으로)


홀로 천연덕스럽게 한 울림 끌어내어

소리 아닌 소리 잠재우는 대금大笒

소음공해에 빠져 버둥거리는 천··인을

등 다독이며 가만가만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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