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서실에 뜬 달서

그 서풍 2017. 9. 19. 14:51


피사의 사탑, 관련 사이트에서 인용




서실에 뜬 달서達曙

                       김성룡

 

저것 봐

나뭇가지 챙겨 오는 것 봐라

요 녀석은 이다음에 잘 살게야

말씀이 귓바위에 경전을 새긴 것일까

쌓고 거듭 쌓아올려

바라만 보아도 배는 부르고

노적봉 하나 우뚝해야 허기가 풀리는

그것은 가을 철 낟가리 같은 게야

그 버릇 이순을 돌아와 

어느덧 서책과 자료가 피사의 탑을 이룬다

함부로 들어선 길은 미로처럼 낯설고

갈피마다 침 묻은 지문으로 얼룩은 쌓이는데

켜켜이 황홀한 재채기 일으킨다

서권기와 문자향 자우룩한 서실에

오늘도 찾아온 새벽빛이 곱다.




'시작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덴의 동녘  (0) 2017.10.10
추석날 미명에  (0) 2017.10.01
보조개 사과  (0) 2017.09.11
파랑 경보  (0) 2017.09.08
한밤의 세레나데  (0) 2017.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