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한밤의 세레나데

그 서풍 2017. 8. 4. 19:43


하양과 보라빛 꽃들이 빚은 은하수, 관련 사이트에서 인용


한밤의 세레나데

                      김성룡

  

이슥하도록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야속한 밤입니다

목마른 시멘트 숲을 헤치고

6층 베란다까지 호우好雨*처럼 찾아와

익숙하게 창을 두드리며 노래하

그대는 착한 메신저

저만치 가을이 오고 있어, 또르르 

어느덧 어릴 적 초가집 마당

대나무 평상을 손깍지 베개 합니다

매캐한 연기에 젖어 지나온

몇 번의 여름과

가늠할 수없는 터널이 어둠을 스칩니다

피어오르는 다북쑥 향기에게

꼬리별 하나 싱-긋 눈웃음을 지으며

흰 보랏빛 꽃송이들 미리내 건너

가물가물 반딧불이 모냥 날아듭니다.


* 때를 맞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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