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여춘화
- 대상포진을 앓다
김성룡
길 뜸한 모퉁이를 찾은
꽃씨 볼 붉히더니
이슬 머금은 여춘화* 흐드러졌다
눈물로 씻기지 않은
슬픔 하나가 무리지어 피어나
가시로 찌르며 부릅뜨고 아우성이다
속울음 깨물어 삼키다 지치면
점점이 검은 화인으로 띠를 두르고
둥치에서 우듬지까지 헤집고 가는 이여
어느 여름 산골물소리 꼬박
휘모리장단으로
굽이치던 그날 밤같이
누가 또 잠 못 들고 웅크리며
까맣게 몸부림치는 것인지.
* 麗春花, 양귀비꽃
까만 여춘화
- 대상포진을 앓다
김성룡
길 뜸한 모퉁이를 찾은
꽃씨 볼 붉히더니
이슬 머금은 여춘화* 흐드러졌다
눈물로 씻기지 않은
슬픔 하나가 무리지어 피어나
가시로 찌르며 부릅뜨고 아우성이다
속울음 깨물어 삼키다 지치면
점점이 검은 화인으로 띠를 두르고
둥치에서 우듬지까지 헤집고 가는 이여
어느 여름 산골물소리 꼬박
휘모리장단으로
굽이치던 그날 밤같이
누가 또 잠 못 들고 웅크리며
까맣게 몸부림치는 것인지.
* 麗春花, 양귀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