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내장산 계곡
만추
김성룡
시월 햇살이 분주한 길가 좌판에
다육이 화분이 재재거린다
저들은 작은 거인,
허리를 꼿꼿하게 만세삼창 하듯이
하늘을 활짝 받들고 있다
어느 생에서 날아온 것일까
좌판을 한 바퀴 선회하던
붉은 옷의 팅커벨
푸른 허공 튕기며 꼬리를 문다
두리번거리던 발자국이
팔을 뻗어 아틀라스* 하나를 덥석 안는다
무르익은 가을이 출렁
허리를 비틀며
비음 섞인 탄성을 지른다.
* 그리이스 신화의 거인 신으로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