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 그늘진 남평 지석강에서 촬영
여윈 가을강
김성룡
하늬바람일어 자줏빛구름 스러지고
이내 불덩어리 삼킨다
지친 뙤약볕으로 겨운 잎잎 떨구는
물푸레나무 그늘 아래
흰물떼새 떠나버린 둔치가 서성거린다
골 깊은 그림자 드리운 창가에
속앓이 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나날을 여울지는 물줄기 제풀에 여위어 간다
그날 너는 마른 강에 벼락 치듯
징검돌 건너 먼 길 떠나고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 일어
고개 숙인 물굽이 된 파랑 치며 달겨든다
휩쓸리다 못해 부릅뜬 소용돌이에
무릎을 푹푹 꺾으며
오체투지로 가을 강은 흐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