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노트

시월 초여드레

그 서풍 2018. 11. 19. 11:45


시월 초여드레 달,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나주수목원에서.


시월 초여드레

                          김성룡

 

풍경을 즐겨 찾는 그가 사진을 보내왔어

소나무 y자 줄기사이로 상현上弦

갓 세수한 옆얼굴하고 서 있더군

보일 듯 볼 터치한 여린 미소 머금고

이 구도를 찾아서 

점점 밀려오는 어둠을

바람같이 밀고 당기고 서성거렸겠지

덩시렇게 차오르기를 고대하는

한 마리 늑대처럼 둔덕을 싸돌아 다녔겠지

 벌거벗은 은행나무 창에도 들었는데

옷을 바꿔 입은 얼굴은 낯설기만 했어

으레 소나무의 짝으로 꽂혀 있었던 거야

언저리에 달안개가 자글거린다며

덧붙인 말의 눈가에 잔주름이 피었더군

내심 들여다보고 있었던 거지

알맹이를 지나쳐 예사롭게

변두리만 들추어내고 있을 나의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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