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덕사 대웅전에서
실은 수덕사 대웅전의
단아한 아름다움에 반해 혀를
내두르고 있던 바로 그날이었어
절반쯤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더군
어렴풋이 안을 들여다 본 순간
내면에 가득한 정적
그것은 기도도 아니었고
침묵도 아니었어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정적 앞에서
갈피를 못 잡고 서성이는데 번뜩
본모습이 전율처럼 다가왔어
마침내 뚜렷하게 보고야 말았어
부처 앞에 마주앉아
또 하나의 부처가 되어버린
아, 가없는 모정을!
'구름에 달 가듯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쑥섬의 전설 (0) | 2017.12.10 |
---|---|
화순 모후산에서 (0) | 2014.06.30 |
수덕사 대웅전 뜰에 우두커니 서서... (0) | 2013.12.25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0) | 2013.11.15 |
만추 (0) | 2013.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