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길을 잃지 않으려면 선생님 뒤를 곧장 따라와야 해."
카메라를 받쳐들고 새침하게 앞장서가는 선생님의 표정이 잡힐 듯 합니다.
난생 처음 보리밭에 소풍나온 꼬맹이들이
선생님의 이어진 단속에 손을 잡고 다소곳이 걷기만 합니다.
와중에도 볼이 터져라 과자를 탐닉하는 개구쟁이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갈래머리 소녀는 옆 친구와 다정히 얘기 꽃을 피웁니다.
빨간 모자가 반장인가요? 의젓하게 맨 뒤를 따릅니다.
해맑고 튼실하게 자라야 할 고사리 손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기쁨입니다.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는 아이들로 잘 자라기를 응원해 봅니다.
/ 고창 청보리밭에서, 2013, 5, 12
미운 세 살 꼬마 딴지를 걸다
무엇이 못마땅했을까.
괜시리 심통이 난 꼬마, 딴지를 걸다.
'미운 세 살'이라더니 난감해 하는 엄마...
이를 넉넉한 품새로 지켜보는 소나무,
따스한 미소로 감싸는 유채꽃.
“요놈 요 이삔 놈!”
지나가던 하늬바람이 슬며시 헤살짓는다.
유채꽃 향기가 자우룩하게 피어난다.
마치 샛노란색 바지에 시크하게 녹색 티를 받쳐 입은 듯한 풍경 속으로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모습이 마냥 애틋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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